예수수도회 CONGREGATIO JESU

Ad Majorem Dei Gloriam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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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현수사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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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님평화 작성일13-12-22 13:47 조회4,3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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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평화지킴이 한경아 세실리아자매님이 강정소식과 함께
박도현수사님의 편지를 페이스북에 올려 이곳에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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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 창조 사업의 완성은 평화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12월 19일 제주지방법원의 법정은 하루 종일 강정 재판이었습니다....

이런 날은 마을에서도 마을버스가 이동합니다.
송강호 박사님의 경우는 하루에 2번의 재판을 진행하였습니다.
재판정에 나온 박도현 수사님은 더 야위어져 있어서 재판을 보는 내내
화나고 아팠습니다.
우리의 웃음 바이러스 김은혜도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었습니다.
해군측이 제시한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그 동영상에도 어느 경찰관 하나도 부축을 받아서 돌아가는 경찰은 없었습니다.
증인으로 나온 구슬환 경비과장도 여경이 쓰러진 장면을 목격한 것이 아니라
보고를 받았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서울 24기동대 황 00 여경은 김은혜에게 맞아서 정신을 잃어서 쓰러졌다고 하는데
그런 영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황상 그럴 것이라고 추축한 허경호 판사의 판단에
은혜는 지금 감옥에 있습니다.
항소심의 최복규 판사는 또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의문입니다.
박도현 수사님께서 우리들에게 크리스마스 인사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강정 성탄 미사안내입니다.
12월 24일 늦은 8시 성탄전야 미사
12월 25일 이른 11시 성탄미사 (강우일 주교님 미사 집전)

형제 자매님들께 안부인사 보냅니다.

6개월째 접어들다 보니 한 평 남짓한 제 독방이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관모포를 방석으로 하여 골판지(책)상 앞에 앉습니다.
바로 맞은편 벽에는 십자가에서 ‘웃는 예수님’ 상본사진이 붙어 있습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자리입니다.
사진 좌측위에는 옷걸이가 있네요.
앉은자리 좌측에 연녹색 철문이 있고,
철문 식구통 바로 아래에 ‘엠마우스 제자들과 빵을 나누는 예수님’
그림을 붙였습니다.
철문 오른쪽 옆으로 비상벨 인터폰이 있고,
천장 가까이에 CCTV 눈과 스피커가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내 자리 바로 왼쪽 옆에는 성서와 성무일도,
책과 자료 더미가 있고,
그 위에다 들꽃이 그린 들꽃 4종그림(A4용지)을 벽에 기대어 세웠습니다.
천장중앙에는 선풍기가 있고, 그 옆에 형광등과 취침등이 달려 있습니다.
앉은자리 오른쪽에 화장실 샤시 유리문이 있습니다.
그 문 좌측 선반위에는 TV가 놓여져 있구요.
그 옆에 메트리스와 담요를 개켜 놓았습니다.
방바닥에는 나무색 페인트를 칠한 나무판자가 깔려있고,
천장은 흰 시멘트벽, 벽지는 희고 누른색이랄까.
전반적으로 오래되고 낡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눈대중으로 약 1.2 x 1.2m 크기 화장실에는 옛날 수세식 변기가 있고,
구석에 수도꼭지와 작은 물통이 있습니다.
그리고 위쪽 벽에 식기 건조대와 한 칸 선반이 붙어 있습니다.
이 화장실은 씻고, 빨래하고, 설거지도 하는 중요한 다용도 공간입니다.
이 정도가 간략한 제 독방 스케치입니다.

여기는 갇힌 생활로 활동량이 적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재소자들의 몸무게가 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운동시간이 중요합니다.
독거실 재소자에게 1시간 운동시간이 주어진다고 말했지요.(혼거실은 30분)
터인 하늘아래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전반 25분은 비상계단 옆에 매달려 턱걸이를 하고,
윗몸 일으키기, 팔굽혀 펴기(push-up)를 계속하며,
후반 25분은 뜀박질을 합니다.
요즘 작은 운동장 55바퀴를 돕니다.
5개월 넘게 매일 반복했으니,
운동장의 열기를 조금은 데웠을 것 같네요.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졌지요.
얼마 전에 영상 5도 정도 맑고 추운 날씨였습니다.
그날도 열심히 뜀박질을 하고 난 후 헉헉대면서 제방으로 돌아와 앉았지요.
그러면서 기분이 좋아 튀어나온 혼잣말 이었습니다.
“아 ~ 참, 날씨 좋다. 따뜻하네!”
동시에 추위로 차가운 손을 녹이고 있는 나를 보면서,
내가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이렇게 추운데 따뜻하다고 흡족해 하고 있으니. 그러나 사실 전날에 영하의 날씨에 싸래기 눈을 맞으며 뛰었거든요.
얼마나 추웠던지 운동 후에 방에서 얼었던 손을 5분가량 녹여야 했었습니다.
제 몸이 전날의 기온을 기억하고 있었던 거지요.
이렇게 인간 감각은 체험 비교치에 의해 쾌적함과 불편함을 판단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지금여기 있는 것이 저의 사도직이며, 교
도소에 있으니 교도소 사도직이라 명명해 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기도와 협력으로 함께 하고 있음에 감사 합니다.
그러나 평화로운 하루 생활 중 자주 걱정과 분노의 감정이 일어나는 때가
바로 저녁 7시 뉴스 시간입니다.
여기서는 하나의 고정 TV 채널이 있고 하루에 4시간 정도
시청시간이 있는데요. 저는 주로 7시 뉴스만 보고 있지요.
권력과 금력에 의한 공영방송의 편파보도와 통제는
국민을 위한 공적기능과 ‘알 권리’를 많이 앗아 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요즘 종북이며 북한 관련뉴스가 부쩍 늘었으나,
수천 수 만 이 모이는 촛불집회,
국정원 및 불법선거 규탄 집회,
노동집회 등은 보기가 힘듭니다.
많은 국민들이 저 왜곡편파 방송에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마음이 아려 옵니다. 권력자의 의도된 거짓은 사회의 큰 죄악 이지요.

강정해군기지 사업에서도 시작부터 해군과 권력은 거짓과 위선으로
점철해 왔습니다.
이에 많은 양심인들은 자신들의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탐욕에서 비롯된 거짓이라는 악과 싸우고 있음을 봅니다.

이제 교회 전례력으로 대림시기 막 바지에 와 있습니다.
‘주의 선구자로 주의 길을 닦는’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서 외치는 ‘회개’의
소리를 떠올립니다.
그는 헤로데 왕에게 ‘결혼의 부도덕성’을 여러 차례 말했다가
체포되어 목이 잘렸습니다. 그
는 권력이 아니라 정의와 진리에 순종했던 하느님의 가장 큰 종이었습니다.

이 대림시기 나는 지금 무엇을 진정으로 기다리는지를 기도 안에서 봅니다.
나의 보물은 어디에 두었는지? 그 보물이 있는 곳에 내 마음도 있으니.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마태 10,28.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곧 다가올 성탄을 미리 축하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모두 모두 아기 예수님의 평화와 하느님의 사랑으로 풍성하시길 기도합니다.

2013년 12월 15일 (日)
박도현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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