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수도회 CONGREGATIO JE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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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제수도자단식제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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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님평화 작성일14-08-27 08:01 조회5,114회 댓글1건

본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단식기도회 2일째-

                                                                        2014826일 화

 

 

 

단식기도회 교구/수도회 순서

 

27일(수) 상임위/ 28일(목) 인천교구/ 29일(금) 의정부교구, 수원교구(예정)/

   30일(토)      / 31일(일)       / 9.1일(월) 안동교구/ 2일(화)       / 3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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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알고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강론 : 진병섭 신부(광주교구 신의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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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저는 전남 신안군 신의면에 삽니다.

굳이 제가 사는 곳을 밝힌 데에는 제가 사는 곳이 특수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는 곳은 목포에서 배를 타고 2시간을 가야 하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이곳까지 오려면, 두 시간 배를 타고,

목포역으로 이동해서 KTX를 타고 3시간 반 정도 몸을 실어야 서울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출발해서 아무리 일찍 서울에 도착해도

오후 4시가 다 되어야 가능한 곳입니다.

그곳에서 저는 60여 명의 교우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그 작은 섬 우리 교우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도 했고,

노란 리본 배지를 나누며,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매일 미사 때마다 함께 기도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곳과도 멀지 않습니다.

우리들 또한 배를 타지 않고 살아갈 수 없기에 이 참사가 더 안타깝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린 이유는 이렇게 희망을 찾았으면 합니다.

그 먼 곳에서도 잊지 않고 함께 기도하고 있음에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

우리 바람이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많은 이들이 바라는 특별법은 분명 제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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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신앙하는 이유!, 하느님을 믿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결국 우리가 신앙하는 궁극의 이유는 다른 데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구원받고자 하는 것이고, 하느님 나라 가는 데에 있습니다.

이 하느님 나라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신학적 명제 중 하나는

하느님 나라는 이미 왔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그 하느님 나라를 찾는 것이며,

만약 그 하느님 나라를 보았다면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만들어 가는 데에 있는 것입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수사권, 기소권을 가진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유민이 아빠가 단식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렇습니다. 진실을 알고자 함입니다.

다시 이야기하면,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함입니다.

그 세상을 만들고자 우리는 이 자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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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강력하게 이야기하십니다.

세상을 향해, 위정자들을 향해, 우리를 향해 이야기하십니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아시는 것처럼,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는 시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이 같은 의미를 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우리들에게도 외치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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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말뿐인 삶이 아니라, 살아내는 삶이면 합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껍데기가 사라질 때, 더 나은 세상, 더 좋은 세상 바로 하느님 나라는

우리 곁에 와 있을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힘 내셨으면 합니다.

 

진실을 알고자 원하시는 여러분!

쉽사리 마음이 흔들리거나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누가 무슨 수를 쓰든 여러분은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복음을 통하여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또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의 은총으로

영원한 격려와 좋은 희망을 주신 하느님 우리 아버지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격려하시고 여러분의 힘을 북돋우시어

온갖 좋은 일과 좋은 말을 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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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 유가족 이야기 ------------------------- 예은이 엄마 박은희 님

 

 

   

처음 올라온 우리 아이를 안았을 때보다 요즘이 더 아픕니다

 

 

먼저 감사하는 말씀을 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아까 저기서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주변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갇혀있던 세월호와 똑 같은 모양으로 이 나라는 저희들을 또 이렇게 가두고 있는 것 같네요. 이 거대한 세월호 안에 갇혀있지만 그래도 힘이 나는 것은, 이렇게 저희와 함께 해주실 분들께서 이 자리에 와주셨기 때문에 배 속에 있던 저 아이들만큼 저희들 외롭고 힘들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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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에서 저희들을 찾아와서 많이 묻습니다. “어떠십니까? 식사는 잘하십니까?” 그때마다 괜찮습니다. 잘 먹고 있습니다.”라고 말씀 드렸는데 사실은 거짓말입니다.

 

저희들의 심장은 쪼그라들었고, 온 몸에 피 멍이 든 것처럼 너무 아픕니다. 처음 올라온 우리 아이를 안았을 때보다 더 아픕니다. 그래서 많은 유가족들이 주저앉아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주저하고, 또 그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나가자고 당기는 사람들은 속상하고 힘이 듭니다.

 

밖에 나가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저희들을 향해 비난하는 것 같아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나 무섭고 두렵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와서 여러분들을 보니, 너무 감사하고 힘이 납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는 아닙니다. 저 앞에 보이는 감리교 교단에 전도사로 있습니다. 저는 살면서 제가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일을 겪으면서 저의 주변에 다가오는 사람들 가운데 상처 입은 많은 이들을 보았습니다. 그 사람들의 아우성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제가 이제까지 레위인이고 제사장이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이제까지 제가 묵상했던 예수님의 고난이 얼마나 거짓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런 고난에 함께 동참하고자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정말 중요한 시점에 오신 것입니다. 저희 유가족들이 너무나 힘든 순간에 손을 내밀어준 여러분들은 모두 선한 사마리아인입니다. 주님께서 기억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함께 하고자 오신 신부님, 수녀님, 수사님, 그리고 성도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혹여 저희들의 사정을 모르고 우연히 이 자리에 오신 분들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유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대입특례도 의사자도, SNS에 떠돌아다니는 저희가 들어보지도 못한 수많은 특혜들이 전혀 아닙니다.

 

왜 우리 아이들이 그런 어설픈 배를 타고 가야 했는지, 또 왜 그 곳에서 버려져야 했는지, 마땅히 구조해야 하는 사람들이 왜 구조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왜 언론들은 지금까지도 진실을 보도하지 않고 왜 이 모든 사실을 숨겼는지, 그 모든 것들을 저희들은 알아야겠습니다. 저희들이 그것을 알지 못하면 저희들의 가슴은 녹아내리고, 이다음에 하늘나라에서 저희 아이들을 볼 수 없습니다. 저희 유가족들 여리고에 가는 길에 강도 만난 사람이 되어 피투성이가 되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제발 그냥 가지 마시고, 저희들 한 번 더 돌아봐주시고, 또 저희처럼 아파하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꼭 선한 저희들의 행보 가운데 분명히 응답하시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주님평화님의 댓글

주님평화 작성일

정신없이 글을 올려서
제목을 영타상태에서 타이핑한 줄도 모르고 올렸네요.
죄송합니다~!
이상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많이 읽어주셨음에 감사하며~! ^^